선교는 역향수병이다
선교는 역향수병이다
선교는 역향수병입니다.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길에 들어설 때, 우리는 두려움을 품고 떠납니다. 낯선 언어와 기후, 낯선 냄새와 눈빛들까지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기에 마음은 자주 뒤를 돌아봅니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 낯선 이의 눈동자 속에 사랑을 발견하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도 마음이 통하는 기적을 경험할 때 우리는 문득 깨닫습니다. 내가 스스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보내셨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선교에 사용하실 사람의 마음에 먼저 한 땅과 한 영혼을 향한 거룩한 그리움을 심으십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끌리고, 한 번 만난 사람들인데도 오랫동안 잊히지 않게 하십니다. 기도할 때마다 그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 땅의 소식에 마음이 움직이며, 그곳을 향한 설명하기 어려운 그리움이 점점 깊어지게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마음을 통하여 사람을 부르시고, 기도하게 하시며, 준비하게 하십니다.
선교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심장을 따라 그분의 시선을 좇아 세상의 끝으로 향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고독으로 길을 적시며 그 땅의 하늘을 올려다보던 밤들이 있었습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은 점점 낯선 땅을 향해 뻗어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선교지가 어느새 기도의 대상이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이 되었으며, 마침내 다시 돌아가고 싶은 또 하나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마음을 역향수병이라 부릅니다.
역향수병은 단순한 향수도, 낯선 세계를 향한 호기심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선교의 길로 부르실 때 그 마음 깊은 곳에 심어 주시는 거룩한 그리움입니다. 떠나기 전부터 그 땅을 사랑하게 하고, 돌아온 뒤에도 그 땅을 잊지 못하게 하며, 다시 기도하고 섬기며 그곳을 향하게 하는 마음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 땅 곳곳과 세계의 이름 모를 작은 마을들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직 떠나지 않았지만 이미 마음은 그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영상으로 스쳐 지나간 붉은 흙길이 자꾸 떠오르고, 화창한 하늘 아래 부드럽게 피어오르는 뭉게구름이 가슴을 두드립니다. 낯선 언어로 부르는 찬양조차 어느새 눈물겹게 마음을 울립니다. 아브라함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두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께서 마음에 주신 부르심을 따라 한 걸음씩 준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선교의 사명을 품은 이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심어 주신 거룩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그 마음은 한 땅과 영혼을 위해 기도하게 하고, 기꺼이 준비하며 섬기게 하며, 마침내 복음을 따라 살아가게 합니다. 그들은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이웃과 열방을 바라보며, 어디에 있든지 보냄 받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선교적 그리스도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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